볼링은 희로애락이 담긴 감정의 운동이다.
누구는 볼링을 인생에 비유하기도 한다. 첫 프레임에서 마지막 10프레임이 끝날 때까지, 그 결과를 아무도 알 수 없다. 초반에는 스트라이크를 치며 완벽하게 잘 나가는 듯하다가도, 마지막 프레임에 이르면 ‘어쩌다 이렇게 끝나버렸을까’ 싶은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반대로 시작은 서툴고 답답했는데, 마지막에는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다, 성공했다’라는 뿌듯함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다.
볼링은 단순한 공놀이가 아니다.
몸의 무게와 마음의 무게를 함께 옮겨가는 운동이며, 동시에 균형을 잡는 운동이다. 투구 순간에는 몸의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동시에 공의 무게를 옮겨야 한다.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원하는 투구를 할 수 없다.
흥미로운 점은, 볼링공과 내 몸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둘 중 하나라도 균형을 잃으면 목표점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볼링공은 결국 내 마음의 무게를 담아 이동한다. 내가 중심을 잃고 바라보는 곳을 놓치는 순간, 공 또한 방향을 잃는다.
볼링은 단순히 점수를 내는 게임이 아니다.
그 안에는 나의 감정, 무게, 그리고 균형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볼링을 할 때마다 우리는 단순히 공을 굴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한 프레임씩 살아내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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